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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12:00:08
오늘 비가 와서 영업 일을 나가지 못해 좀 속이 답답해 뻘글 하나 작성합니다.
지난 5년동안, 다니던 직장 퇴사 후 오픈마켓에 상품 판매업을 주로 해 왔습니다. 부업으로는 홈페이지 제작도 해 왔구요.
워낙, 매출 부침이 심해서 다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친한 친구 매형이 운영하는중소건설 업체에서 믿을만한 해외 관리(주로 자금과 인력 관리) 파견근무자(3~5년)를 찾고 있었고 친구 추천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연봉 조건도 아주 만족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파견 근무 가기로 약속한 후 국내 현장관리 경험을 쌓기 위해 현장근무도 한 달 내내 새벽 5시에 일어나 다녔습니다.
처음 약속한 장소(스리랑카 아파트 건설현장)과는 다르게 한달이 지나니까 사정으로 현장이 바뀐다고 해서
바뀐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몰디브(병원 건설), 관광지로는 최적화 일하는 곳으로는 최악(이슬람 지역)이라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종교와 너무나도 극단적으로 반하는 지역이라(이 내용은 모공에 글을 올린적 있습니다.)
갈 수 없어서 포기하고 적합한 책임자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의 소개로 친구의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새로 알게된 친구가 자기가 만드는
제품 브랜드 홈페이지가 필요하다고 해, 상담을 하고 견적을 제시했습니다. 최종 상담 중에 자신이 동남아시아쪽으로
가족들과 다 이민을 가서 현지에서 비지니스를 론칭할 계획이 있으니, 제품 브랜드 홈페이지를 만들고 국내 총판
및 유통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전혀 생소한 아이템이라 꺼려졌지만, 시장 상황과 제품의 제작과 유통 과정 등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가 운영관리하는 국내 공장은 40년 된 곳이고 그 곳에서 생산
되는 제품 중 한 가지 브랜드(20년 된)를 맡아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즉시 홈페이지 제작에 들어가고, 쇼핑몰, 블로그 등 SNS 준비 등 홍보 마케팅 준비 작업까지 들어 갔습니다.
홈페이지, 명함, 전단지까지 완성 후 초도 물품 비용을 지급하고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인근 지역에 시장 조사겸 영업을
직접 발로 뛰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영업 다닌지 2주만에 제품 판매 매출도 올려보고 충분히 승산 있겠다는 확신이 굳어졌습니다.
그리고 ... 이제부터 갑갑한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이 친구가 20년동안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온지라 협업에 엄청 약하다는걸 일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갈 컨텐츠 내용 하나 전달 받는데 기본 3주, 전단지 내용 완성을 위해 원고 받는데 기본 3주,
심지어 내용은 컴퓨터 완전 문외한이라 원고를 문서 메일로 받는게 아니라, 본인이 A4용지에 볼펜으로 적고
그걸 카톡으로 사진 찍어 보내 주면 이쪽에서 원고를 작성 한 후 작업에 들어 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신규 개발된 제품의 상세 페이지 작성을 위해 내용을 받아야 되는데 제품 출시 3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고
또한 새로 생산된 고급라인 제품을 받기로 약속 한지, 이미 일주일이 지나 버렸습니다.
전화하면 안 받기 일수(일부러 그러지 않지만 참 전화 통화가 많습니다.)그리고 시간이 지나야 저쪽에서 전화가 옵니다.
성품은 착하고, 자기 일 한 분야에 열심히 해 온지라 이 분야에서만큼은 국내에서 독보적이고, 여기저기 업무 요청 오는 곳
찾아 다니느라 정신 없이 바쁜건 알겠는데 모든 일의 계획과 구상이 자기 머릿 속에만 들어 있기 때문에 문서 형태로 있는
것이 전무합니다. (워낙 아날로그 형 인간입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제품의 재고가 소진 되어 가고 있고, 매출 규모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급 제품 라인을 받아야 하는데
준다고 준다고 하면서 하세월이네요. ㅡㅡ;
부부를 같이 만나 식사하면서 들어보니 가정 생활에서도 일할 때의 습관이 그대로라 친구 와이프 속은 새카맣게 타다 못해
포기한 상태이더군요. 제가 하소연하러 갔다가 와이프 하소연 듣고 자칫 부부싸움으로 번질뻔한 상항을 겨우 수습하고
나왔습니다.
일의 계획과 진행 마무리 프로세스 전체가 자신의 머리에만 있습니다. 생각나면 움직이고 생각 안나면 상대방은 일 진행이
더이어 발을 동동 굴러도 꿈쩍을 안합니다.
십수년 동안 주로 기획 쪽 업무를 해 온터라, 모든 일을 계획해 두고 진행하고 계획을 해 두어도 진행 과정에서 변수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변화도 주고 해야 되는데, ㅎㅎㅎ 이 친구한테는 그런 업무 형태를 기대할 수 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되네요.
시작한 일이라 되 돌릴 수 도 없고, 친구의 이민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으니 가고 나면, 국내에 있는 제가 진행해야 되는데
업무인수인계라는건 이 친구 머릿 속에 없을거 같습니다. ^^ ㅋㅋㅋ(허탈)
사업 아이템의 전망과 시장 상황은 매우 매우 긍정적이고 좋으나, 일 진행이 너무 느리고 체계적이지 않아
속이 바작바작 타 들어 갑니다.
한 번 만나서 속시원하게 이런 점 이야기를 해 주었고 본인도 흔쾌히 들어 주고 알았어 미안해 달라고 하는 자료하고 제품
빨리 줄게 .... 하고 헤어진지 2주 지났는데 ... 진척이 없습니다.
이틀 전 전화상으로 종용을 했지만 준다고 하고 소식은 없네요. ^^
하아 ~~~~~~~~~~~~~~~~~~~~~~~~~~~~~~~~~~
일도 어느 한 사람의 역량과 정보 출처가 너무 몰빵 되어 있으면 협업이 힘듭니다.
너무 강하게 뭐라 하면 삐질거 같아 그러지도 못하고 부드럽게 타이르며 하니 피드백이 느리고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일도 못나가고 하니 답답한 마음에 '임금님 귀 당나귀 귀' 라고 ... 모공에 외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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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식으로 성공하는 사람입니다. 잘 보좌하면서 현분양에 특화된 협업을 추구하셔야 합니다.
나중에 규모가 커지고 사람이 늘어나면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엔 치고 나가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오니 잘 맞추어서 진행해보세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마음적으로 100% 수긍이 갑니다.
'그런식으로 성공하는 사람'입니다. 라는 언급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렇게 성공해 온 사람' 맞습니다. 제가 어떻게 맞춰 줘야 될지 고민인 거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