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공유된다. 못생긴 친구의 얼굴이 담긴 ‘셀카형’ 사진이 가장 흔하고, 어디에 왔으니 좋다더라는 ‘생존신고형’ 사진도 자주 볼 수 있다. 뭘 먹기 전에 반드시 사진으로 남기고야 말겠다는 이들이 찍은 ‘식도락가형’ 사진은 이제 좀 그만 볼 수 없을까.
기본이 된 공유 기능이 어쩐지 낡은 기능이 된 느낌이다. 신선한 방법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를 찾아보자.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 모인 앱은 공유에 최적화된 앱이다. 키워드는 ‘재미’다. 목적의식이 분명하거나, 혹은 목적이 뭔지 전혀 알 수 없거나. 재미로 똘똘 뭉친 공유 앱 5종을 살펴보자.
익명의 공유 – 란도(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무료)
‘란도’는 사진 공유 앱이다. 사진을 찍고, 공유한다는 단순한 원리 속에 어떻게 재미를 담았을까. 란도는 누가 사진을 보냈는지, 누구에게 사진이 가는지 전혀 알 수 없도록 해 의외의 재미를 쫓는 앱이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란도를 내려받아 설치하고, 로그인만 하면 된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는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주변 사물을 찍거나 셀카를 찍어도 되지만, 전세계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에게 내 사진이 전달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사진을 찍을지 고민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란도는 주고받는 게 원칙이다. 사진을 찍어 보내야 나도 사진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찍은 사진은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또 다른 누군가가 찍은 사진이 내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 지역이나 성별, 인종, 나이 모두 불문. 받은 사진을 터치하면, 사진이 어디에서 왔는지 정보만 지도 위에 표시될 뿐이다.
누가 찍은 사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부적합한 사진을 찍어 보내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란도 앱 안에는 받은 사진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아예 사진 찍어 보낸이를 신고하는 기능도 있다. 공유하는 사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란도의 최소한의 기능인 셈이다.
무엇보다 공유하는 데 아무런 목적은 없다는 점이 재미있다. 사진을 찍고 전달하고, 받으면 끝이다. 하지만 란도는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앱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도 했다. 아무렇게나 찍은 누군가의 사진에 궁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실제로 써보니 동그라미 액자에 갇힌 사진 바깥의 풍경이 좀 궁금하긴 하다.
△‘란도’
딱 6초짜리 동영상 – 바인(아이폰: 무료)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는 흔히 ‘유튜브’를 떠올릴 수 있다. ‘바인’도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와 동영상을 나눌 수 있는 앱이다. 헌데, 바인은 좀 독특하다. 전세계 누구나 딱 6초만 찍어 공유할 수 있다. 6초가 지나면, 동영상은 첫 화면으로 돌아간다. 6초짜리 영상이 무한히 재생되는 셈인데, 이 기능을 활용한 기막힌 아이디어가 공유되기도 한다.
촬영하는 방법도 독특하다. 바인 촬영 화면에서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촬영이 시작된다. 손가락을 화면에서 떼면 촬영이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했다가 다시 떼는 식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6초 분량의 영상을 만들면 된다. 이 같은 촬영방식 덕분에 정지 사진을 붙여 마치 동영상처럼 만드는 ‘스톱모션’ 기법의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촬영한 영상은 트위터 타임라인과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다. 바인에서 자체 지원하는 타임라인도 있다. 바인 타임라인은 오로지 바인으로 촬영한 영상만 공유된다. 바인 타임라인에서 트위터 친구를 찾아 친구가 올린 영상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처럼 ‘좋아요’를 눌러도 되고, 재미있는 영상이 있다면 다른 이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공유해도 된다. 트위터로 치면 ‘리트윗’ 기능이다. 친구와 ‘팔로우’ 관계를 맺으면, 친구가 동영상을 찍어 올릴 때마다 바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인은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인 지난 2012년 가을, 트위터가 인수한 업체다. 트위터는 바인을 통해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지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에서 메시지를 공유하려면 140글자에 맞춰야 한다. 바인은 6초만 지원된다. 제한된 분량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트위터의 정체성과도 어울린다.
△‘바인’
소셜 기상캐스터 – 테이크웨더(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무료)여행 중인 장소, 먹고 있는 음식, 현재 기분 등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는 부지기수다. 생활 자체가 공유인 삶을 사는 이들도 있다. 날씨도 공유 콘텐츠 행렬에 낄 수 있다. ‘테이크웨더’는 현재 사용자가 있는 장소의 날씨를 사진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사용법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사진을 찍으면 현재 기온과 바람의 속도 등 날씨 정보가 사진 위에 덧씌워진다.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다. 다른 서비스로 연동해도 좋지만, 테이크웨더가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타임라인을 써도 좋다. 다른 이들이 찍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으니 멋진 사진을 찍도록 노력해야 한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중국 서비스 ‘위챗’ 등 다양한 서비스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사진과 날씨를 담은 ‘드롭박스’나 ‘텀블러’, 애플의 사진 편집 앱 ‘아이포토’와 ‘스냅시드’ 등도 테이크웨더가 공유할 수 있도록 열어둔 앱이다.
테이크웨더에 사진이 범람하는 날은 바로 비나 눈이 오는 날이다. 꽃봉오리에 맺힌 빗방울을 찍는 이도 있고, 검은색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캐치한 이들도 적잖다. 감정을 담은 한마디 글귀는 덤이다. 날 궂은 날이면, 빗방울 사진이 부지기수로 올라온다.
△‘테이크웨더’
사진 전문가의 손길 – 500px(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무료)공유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보다 직접 찍고, 직접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이 전문가의 작품과 비견될 수는 없다. ‘500px’은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것 보다 전문가의 작품사진을 친구와 함께 감상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앱이다.
500px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모두 지원하지만, 웹서비스도 지원한다. 특히 실시간으로 인기 있는 사진을 보여주는 ‘파퓰러’ 기능과 500px 서비스 관리자가 직접 뽑은 ‘에디토리얼 초이스’를 참고하면, 훌륭한 사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트위터처럼 ‘팔로우’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사진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좋은 사진을 발견했다면 사진에 댓글을 달아주는 것도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응원이 된다. 500px은 무엇보다 사진을 취미로 찍는 이들이 쓰기에 유용하다. 사진을 많이 찍어보는 것만큼 전문가가 찍은 사진을 보며 공부하는 것도 게을리할 수 없으니까. 사진을 찍은 카메라 기종이나 렌즈의 초점거리, 조리개값, 셔터속도 등 사진을 배우는 데 필요한 정보는 모두 들어 있다.
500px이 독특한 점은 전문가의 작품 사진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199달러. 여기에 배송비가 더해진다. 가로 길이가 80cm 정도 되는 큰 액자에 담긴 사진이다. 액자 외에 고화질 사진으로 내려받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2.99달러. 사진 구매 서비스는 500px 웹사이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500px’
나만 아는 요리법 – 레시피 클라우드(아이폰, 아이패드: 무료)먹는 사진 말고 이제 요리를 만드는 법도 공유하도록 하자. 내가 뭘 먹었는지보다 이 요리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내 친구들에게 더 유용한 정보가 아닐까. ‘레시피 클라우드’는 말 그대로 요리법을 공유하는 전세계 요리 마니아들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다. 완성된 요리 사진을 올리고, 재료와 요리 과정을 담은 설명을 함께 올릴 수 있다. 요리엔 영 재주가 없는 이들도 다른 이들이 올린 요리법을 보고 따라해 볼 만하다.
레시피 클라우드는 트위터처럼 쓰면 된다. 맘에 드는 요리법이 올라오면, ‘별표’를 해서 나중에 꺼내볼 수 있다. ‘e메일’로 요리법 전체를 내보낼 수 있고, 친구와 요리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종류별로 요리를 모아 보는 기능도 갖췄다. ‘아침식사’와 ‘빵’, ‘디저트’ 등으로 식단이 나뉘어 있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과 ‘채식’ 메뉴도 따로 구성돼 있어 보기 편하다.
레시피 클라우드는 무료로 쓸 수 있지만, 유료 서비스를 구매하면 광고를 지울 수 있다. 요리 계획표 기능은 유료 서비스 사용자만 쓸 수 있다. 각종 요리법이 흐르는 타임라인을 보고 있노라면, 전세계의 독특한 아침 밥상을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