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34.180
2017-06-27 16:26:23
긴 사연은 패스하고 23살때
자살을 하기위해 수면제 수십알을 구해다가
몸에 잘퍼지라고 잘 갈아서 포카리스웨트에 타서
마셨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바로 잠들고 조용히 갈줄 알았는데
그냥 정신이 말똥말똥
어 뭐지??왜 안죽지??
그런데 순간 소변이 너무 마려운겁니다
당장 싸지 않으면 방광이 터질듯이.
안되겠다 싸야겠다
몸을 일으키려했으나 .온몸이 마비된것처럼 감각이
없습니다
팔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감각이 없으니 팔도 안움직여지고
어찌어찌 뒹굴뒹굴 욕실으로 기어가서
양변기를 짚고 일어서서 소변을 보려다가
제가 누워있던 방을 돌아보았는데
거기에 제가 누워있는겁니다
뭐지??내가 죽은건가??영화 처럼 이게 영혼인가??
갑자기 두렵고 엄청난 공포감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마 환각이 아니였나 싶네요)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인데 엄마.아빠.작은고모.큰고모.가 울면서
내 팔다리를 주무르고 계시고 있더군요
순간 밀려오는 창피함.모멸감.쪽팔림
아..진짜 그 수치스러움은...
제가 깨어난걸 알자 .
엄마가 울면서왜그랬어 왜그랬어
하시는데 ..ㅠㅠ
깨어났으니 토해야 한다고 의사가 목구멍에 무슨 호스를 밀어넣고
내 또래 간호사 두명이 양철 바께스를 가져다대고
거기에 오바이트를 하는데 허연물이 거의 반통분량..
그걸본 의사가 아이고 많이도 쳐먹었네 라고
면박주고..
요즘 약은 하도 잘나와서 백날 먹어봐야 죽지도 않고
이런걸로 병원 오면 환자취급도 안해준다고
어린놈이 뭐가 힘들어서 그런 선택을 했냐고
엄청 머라하더군요
간호사 둘만 남기고.의사 가족들 다 나갔는데
엄청난 수치심에 오열이 터지더군요
간호사 두분도 내 또래라 뭔가 동화가 됐는지
둘다 엄청울면서 .왜 그러셨냐고 울지마세요 하면서
셋이 펑펑울어댔죠
하루인가만에 퇴원을하고 나와서
부모님과 헤어지고 혼자 길을걷는데
바로 어제만해도 뒤지는게 났겠다 싶던 세상이
뭔가 밝아보이고.이상한 자신감이 생기고
뭐랄까 해방감??뭔가 큰짐하나 덜어낸듯한 후련함??
그런게 밀려오더군요
제 성격이 내성적인것도 아니고
워낙 활발하고.밝은데 무슨 충동에 그랬는지
아직도 후회는 되지만 .뭔가 유익했던 경험이기도 했네요
결론은
자살 하시려는분들
지금 당장은 앞이 깜깜하고 .길도 없을것 같고
하겠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시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구나
괜히 걱정하고 포기하려했구나 싶으실꺼에여
글재주가 없어서 좀 그렇긴한데
제 얘기처럼 .어제만해도 막막했던 세상이
하루만에 완전 다르게 보였던 그 경험을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
다시는 그러지 마셔요ㅠㅠ
정말 시간이 답이고 사람 인생은어찌 달라질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