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번 돈’ 벤츠는 본사로, BMW는 재투자

‘한국서 번 돈’ 벤츠는 본사로, BMW는 재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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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내 진출 독일 수입차 업계의 엇갈리는 배당정
ㆍ“비싼 부품·공임 고려하면 ‘팔면 그만’ 인식 바꾸어야”
수입차 업계의 배당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포르쉐는 국내에서 번 돈을 대부분 배당으로 본사에 보내는 반면 BMW는 2011년부터 5년째 배당을 하지 않고 번 돈을 투자하고 있다.

18일 각 업체가 공시한 2015년도 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887억원 중 58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액면가 5만원짜리 1주당 배당금액이 97만5975원으로 액면배당률은 195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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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억원이 넘는 세단 S클래스를 1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지난해 3조14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입차 업체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지만 차량 수입가격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전년보다 9% 줄었고, 순이익도 887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배당성향은 2014년 50%에서 지난해에는 66%로 확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독일 주주인 다임러그룹이 51%,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 레이싱홍그룹의 페이퍼컴퍼니인 스타오토홀딩스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당기순이익(321억원)의 49.8%인 160억원을 배당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독일에 소재하고 있는 아우디 AG 본사가 발행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몰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치며 지난해 매출액이 2조8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돼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13.6%, 당기순이익은 321억원으로 20.9% 줄었다. 더구나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대대적인 리콜을 앞두고 있는 등 경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단행했다.

포르쉐코리아도 당기순이익 60억원 전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포르쉐코리아는 포르쉐가 75%, 레이싱홍그룹 계열사인 APEX가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3억7500만원으로 2013년 9월 출범한 포르쉐코리아는 2014년 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그중 90%인 108억원을 배당했다. 국내 투자는 거의 없었다. 번 돈을 배당으로 챙겨가는 데 급급한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높은 부품비와 공임비, 긴 정비시간 등 수입차 업계도 소비자 편의를 위해 재투자할 게 많다”며 “수입차 업체가 차만 팔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BMW코리아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2352억원, 당기순이익 4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은 311%, 당기순이익은 131% 급증했지만 배당을 하지 않았다. BMW코리아는 2011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국내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4년에는 770억원을 투자해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했고, 지난 3월에는 1300억원이 투입되는 부품물류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아직은 투자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독일 본사에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배당을 하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배당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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