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에 다녀왔던 소감을 말하지면.

팽목항에 다녀왔던 소감을 말하지면...


   

   

   

   
개학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딘가는 한 번 다녀오고 싶은데,
단순히 놀러만 가기보다는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 번 팽목항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다녀오겠다는 생각으로 가려 했으나
차없이는 무리라는 말씀과 함께 부모님께서 동행하셨습니다. 
그 결과, 함평-진도항(팽목항)-창원 찍는데 8시간 걸렀습니다. 
(운전 못 하는 아들을 둔 아버지께 정말 죄송합니다 ㅜ ㅜ
차가 없이 가려 했다면, 약 2박 3일은 잡아야겠더군요.)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을 읽고 한참을 울었는데,
팽목항에 도착해서 분향소에 들렀다가, 여기저기 사진으로 기록하고
바다를 보는데... 뜬금없이 눈물이 나더군요.
부모님 안 보실 때 눈물나는 거 수습라느라 애먹었습니다. 

그러다 등대, 우체통을 보러 가는 길에 놓인 학생 작품을 보니
화가 나더라구요.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나..
어른이란 놈들이 도대체 자기 직업에 책임감도 없이 뭔 짓을 벌린 건가..
이 아이들 없는 집의 풍경은 정말 콘크리트 공간에 불과하겠구나..
근처의 피폐해진 상권, 짓다 만 건물이 처참한 분위기를 더하더라구요. 

서른 하나 되어서 "어른이란 뭔가.."라는 생각이 잔뜩 들었습니다. 
누리고 싶은 걸 잔뜩 누리는 게 어른인가...
아이들 꿈을 지켜주는 것이 어른인가...

이 질문에 확답이 안 선 상태에서 일단 본가로 갔습니다. 


언젠가 다시 가 보고 싶네요 
그리고 너무 늦게 가 봤습니다. 
이번엔 빈 손으로 갔는데, 담에 갈 때는 과자 몇 봉지, 음료수 가지고
분향소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분향소에 학생들 사진 앞에 많은 과자봉지들이 놓여있습니다.)

글 마무리가 잘 안 지어지네요. ㅎㅎ
마무리를 하자면..한 번 다녀오고 주변에 얘기하면서
"잊혀짐"의 농도를 옅게, "기억"의 농도를 짙게 하는 것도
어른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from CV
  • Essa님
  • (2017-03-02 00:35)
    수고하셨습니다. 
    #CLiOS
    •  제로코카콜라님
    • (2017-03-02 00:37)
      감사합니다. 방문해 볼 필요가 있는 장소라고 봅니다. 
      from CV
      • 에이밍님
      • (2017-03-02 00:38)
        잘 다녀오셨네요 ^^
        from CV
        •  제로코카콜라님
        • (2017-03-02 00:39)
          부모님께서 워닉 고생하셔서 죄송스럽습니다. 
          다음에는 혼자 가려고 합니다. ㅎㅎ
          from CV
          • 쏨땀사랑님
          • (2017-03-02 00:39)
            수고하셨어요. 부모님까지 모시고. 뜻깊은 삼일절 보내신 것 같아요^^
            #CLiOS
            •  제로코카콜라님
            • (2017-03-02 00:40)
              간 것은 2월 말이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다시 나서 올려봤습니다. 
              다시 떠올린다는 의미에서 삼일절이 뜻깊어졌습니다. 
              from 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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