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22.♡.40.136
2017-05-12 19:37:23
저 정말 과년한 노처녀구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도 나이 많습니다. 둘이 나이 합치면 70을 거
뜬히 넘겨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 힘들었어요. 제가 조건이 엄청 뛰어난 것도 아니구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저 하나 보고 결혼하자고 합니다.
좋은 남자예요. 절 항상 웃게 해주는 것도 모자라서 집안도 좋고 학벌도 외모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아요.
예비시부모님들도 전문직에 사회에서 명망이 있으십니다.
저희 집은 그냥 평범하고 아직 철 안 든 나이 많은 동생 하나 있습니다.
부모님은 어느 정도 먹고 살 만 하지만 큰 부를 축적하시진 않고
배움이 그렇게 깊지도 않으세요. 그 시대엔 다 그러니까 저는 딱히 단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 속에서 다행스럽게도 공부에 운이 있어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한 뒤 좋은 직장에 취직했어요.
유일해요.. 부모님도 고졸. 동생도 고졸입니다.
하지만 이런 건 지금 남친에게 크게 어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제가 생긴 것도 마음에 들고 꾸미는 스타일도
말하는 것도 그냥 제가 다 좋다고 헤헤헤 웃는 사람이예요.
저도 정말 많은 상처를 받으며 결혼이라는 관문에 다다르기까지 매일 정말 힘들었어요.
내게 인연이 있는 걸까 고민 많이 했구요. 요즘 남자들도 엄청 따지는 게 많은데
이 남자는 정말 저 하나 보고 프러포즈했어요. 저 정말 돈도 별로 없고 저희 집도 혼수 넉넉하게 지원해 주실 형편은 아니구요.
그런데도 그냥 결혼하자고 합니다. 알아서 모든 걸 진행하겠다고...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나 할 정도로 어안이 벙벙해요.
그런데 어머니가 평소 사주 팔자, 궁합을 많이 보시는데
어디가서 물어봤더니 아주 안 좋다며
절대 반대. 내 자식이라면 절대 이 결혼 안 시킨다고 했단 겁니다. 그것도 세 군데에서 모두.
그러면서 결사반대를 하시며
정말 듣도보도못한 악담을 하십니다. 그 사람 이름 석자와 생년월일시로 악담 하는 그런 사람들
입을 다 찢어놓고 싶어요. 자식복이 없다 부터 시작해서 집안이 망한다. 의처증이 있다.
관심법이 그런 관심법이 없어요.
큰 부자도 망하는 건 한 순간이라면서
사람 운명따라 팔자따라 사는 거라면서 어머니가 정말 열성적으로 악다구니를 쓰시며 말씀하시는데
너 같으면 자식이 지옥구덩이로 빠지는 데 좋겠냐며.. 하는 데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정 결혼하고 싶으면 남녀 둘 다 이름을 바꾸면 된다고 했답니다. 하 참...
근데 웃긴게 뭔지 아세요? 저 이미 개명 한 번 했어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또 한 번 더 하라는 겁니다 ㅋㅋㅋ
그 전에 이름은 남자 만나기 힘든 이름이었는데
새로 바뀐 이름은 인생에서 남자 씨를 아예 말려버리는 이름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죽을 때 까지 근심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이름이래요.
헛소리 그만하라고 저도 더 이상 착한 딸을 할 수 없어서 소리를 질렀더니
이게 다 이름 때문이라면서
그 사주쟁이 말이 다 맞다면서.. 그 사람이 말한 내용이 그대로래요. 제가 이름 잘 못 바꿔서 그렇다고..
근데 정말 웃긴건요. 저는 이름 바꾸면서 진짜 성격 많이 밝아졌거든요.
사실 그 전 이름이 딱히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 부터 제가 제 이름을 별로 안 좋아해서 (이상하게도..)
어디 나가서 자기 소개할 때도 좀 쭈구리하게 하고
통성명할 때도 항상 자신감이 없고 제 이름이 언급되는 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요. 일단 제가 그 이름을 너무 좋아해서 진짜 여기저기에 제 이름을 적어놓고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는 것도 너무 듣기 좋구요.
무슨 별명을 쓰는 데에도 제 이름을 쓰고 그래요. 이름 바꾸고 나서 주위 사람들이 한 명쯤은 "예전이름이 나은데.." 할법도 한데
정말 모두가 잘 어울린다고 해 주고 이미지가 확 달라보인다고..
그리고 그 이후로 만난 남자들이 하나같이 다 제 이름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부르고 싶은 이름???
이미지랑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진짜 마르고 닳도록 들었어요.
그런데 또 바꾸라니 뭔 개떡같은 소리예요. 하 저 지금 완전 흥분상태인데...
더 웃긴건 며칠 전에 어머니가 궁합보러 가신 곳에서는 아주 그냥 둘의 궁합이 너무너무너무 좋다며
하나같이 각자 사주가 너무 좋다며 칭찬을 했답니다...
잘 살거라고.
그런데 오늘와서 한다는 소리가
그 때는 말 못했는데 내 자식이면 이 결혼 말린다. 둘이 너무 안 좋다.
그 사람 도대체 뭐예요? 정말 어이가 없어요. 무슨 심보인지...
그러면서 어머니가 한 군데도 아니고 세 군데 모두에서 이렇게 나오는데
너 같으면 시키고 싶겠다고 악을 쓰시는 데 정말 답답해요.
참고로 저희 어머니 정말 동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장로회 기독교신자입니다.
더 웃긴건 어머니가 의지하는 사주쟁이가 목사라는거예요. 장로회 목사요.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목사들 중에 사주 공부하는 사람 많다고 그랬답니다.